
나는 이렇게 살아있습니다.
by 소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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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래서 처음에 애가 윤코치랑 사귀는지 알았잖아."
그때 나는 막 나온 오돌뼈를 집어먹고 있었는데, 그 얘기가 나오는 순간 고개를 바짝 들었다. 그걸 말한 사람은 그냥 웃으며 얘기한거라 여전히 웃고 있었고, 대각선에 앉은 오빠는 약간 굳었다. 내 앞에 앉아있던 분은 이미 술을 좀 마신건지 우리 얘기에 집중하지않고 혼자 생각에 빠져있다. 어색한 분위기. "뭐야- 도대체 내가 안 사귄 사람이 누구야? 이거 이래서 되겠어?" 라면서 일부러 크게 웃으며 반응했더니 다들 웃으며 넘어갔다. 의미없이 그냥 나온 말이였지만 듣고서 기분이 좋을리 없다. 기분이 나쁘다기보다는 다시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고뇌에 빠진다. 바로 그런 기분이 싫다.
퇴근후에 일주일에 세 번 가는 운동시간에는 남자들이 더 많다. 여자 대 남자가 1:2 정도? 아니 그 이상? 나도 사근사근하고 남과 금방 친해지는 성격은 아니여서 사람들과 별로 말을 많이 하진않았다. [물론 의미없는 친절한 미소는 잘 짓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저 운동을 하러 온거잖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코치와 이야기를 나눌 뿐- 그래서 나중에 들어보니 반응없고 쌀쌀맞은 성격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나니까 완전 그 타입이 아니야. 근데 처음에는 왜 그래보였지?" 하고 반문하길래 낯가려요 *-_-* 라고 대답하고 웃었다. 아마 정말로 쌀쌀맞았을지도 모른다. 여러번 보면 낯가리는 것도 없어지고, 친해지면 꽤 말도 많이 하고 친절하고[내 생각에;;] 별로 경계심이 없어서 그 사람에 대해서 이리저리 생각을 안하고 친해지기 때문에 나는 오래 안 사람들과는 편안하게 친해진다. 그래서 같이 운동하는 분들이 어깨를 툭 친다거나, 먹을 걸 준다거나 같이 앉아서 집어먹는다거나 별로 경계해본적이 없다. 그리고 우선 외모적으로도 나는 김희선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편도 그저 편하게 생각해버려서 난 전혀 꺼리낌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저 모두들 동료야~ 하는 편암함. 그러다가 "난 니가 박코치랑 결혼하는 사람인지 알았어. 근데 웨딩사진 봤는데 여자가 니가 아니여서 내가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알아?" 라는 말을 들었다. 대각선에 앉아있던 S오빠가 예전에 그 말을 하면서 알던 사람들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자기가 첨에 들어와서는 정말 그렇게 알았다고. 너 임마 좀 조심해- 라고 말했다. 듣고 너무 울컥해서 왜 . 왜 친하면 안돼 왜 안되는데? 막 이랬더니 여튼 결혼한 사람이랑 친하게 계속 그렇게 지내면 남들 보기에도 그렇고, 나중에 사실이 아니여도 여자가 손해보게 되어있다고 너무 붙어다니지 말라고 해서 완전 충격받은 얼굴을 했더니 "알았어, 안할께- 다시 그런 말 안할꼐-" 라고 했다. 그렇지만 그러고 나서 정말 나는 충격받아서 이래저래 조금씩 피해다녔다. 그러다보니까 정말 괴로워서 고뇌에 빠졌다. 그리고 나서 시간이 지난 후에 술자리에서 또 그 얘기를 들은거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다. 다시 고뇌에 빠진다.
남, 녀가 친하다. 끝나면 같이가고, 집에 가다가 배고프니까 밥도 먹는다. 회삭하고 술 마시고 너무 늦었으니까 지나가는 길에 집에 데려다도 준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모르는 사람이 보면 충분히 오해할만 하다.
남, 녀가 친하다. 둘 다 서로 사람으로 인식한다. 대화라고는 "어제 조낸 깨졌어.", "와이프 심심하겠다. 같이 밥먹을까?" "어제 **랑 ** 랑 이랬는데, 알아요?" "보라 남자만나게 해달라고 다 같이 기도하고 있다." 이런 얘기다. 어차피 같은 구역에 살기 때문에 가는 길에 내려주고 집에 간다. 아무리 살펴봐도 잘못된 건 없다.
어떤 걸 선택해야할까. 사람들의 시선일까. 아니면 내 마음이 편한걸까. 내 마음이 편한게 장땡이야라고 해버리면 그로인한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편하지가 않고,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그에 맞게 행동하면 내가 그 사람들을 피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괴롭다.
전에 운동 멤버중에 한명이 오전에 가서 운동을 했는데 마침 내가 그 시간에 가서 운동을 했다가 그 사람이 나에게 평소처럼 친하게 대해주자, 오전반 아줌마들의 나에게 레이져광선을 쐈다. 정말 몸으로 느껴지고 아, 나 지금 미움받고 있어. 하고 느껴버렸었다.- 요즘들어서 그런 가벼운 질투나 미움이 아니라 안좋은 소문이라면 어떨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쩌면 혼자서 하는 삽질일수도 있겠지만,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 차라리 그래서 얼른 남편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_- 나 남편이랑 같이 여기 사람 다 친해!! 뭐가 잘못이야!! 막 이렇게 말이다.
항상 모든지, 관계라는 것은 어렵고, 내 마음이라는 것도 어렵고 사는건.. 정말 어렵다.
# by 소행성 | 2007/02/09 11:48 | 끄적끄적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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